한양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왔다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을 울렸던 한 사연.

 

신경림 시인의 이 시를 떠올리게 한다.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서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신경림 시인의 시는 나는 개인적으론 약간 현실참여적인, 그러니까... 군부독재하의 현실에 속해있는, 어느 가난한 젊은이의 처지를 투영하는 듯 해... 위 대나무숲 사연과 전적으로 궤를 같이한다고는 보지 않지만

 

이제, 요즈음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시와 사연은 슬픈 사랑의 노래로 겹쳐진다.

 

처연한가?

시대의 흐름이 바뀌었고, 그러한 시대를 가꿔나가는 방법론은 협의를 통한 보편적 복지와 이를 통한 사회적 불평등의 해소에 있다고 생각한다.

 

왠 뜬금없는 결론이냐고?

 

아무런 결론없이 그저 안타깝다 하고 말아버리는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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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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